로그인 | 회원가입 | 즐겨찾기추가
출판사소개 도서목록 추천도서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고객센터 이벤트







  전체보기
  인문/사회
  역사/인물
  문학/수필
  경영/경제
  외국어
  청소년
  전집
  여행/지리

⊙ 동영상 책 소개
인문
역사
문학
청소년
외국어


⊙ 게시판
기사 스크랩
기획/원고 모집


⊙ mp3 다운로드
KJ샘의 생생한 영문법 20강
혼자 배우는 중국어 회화
하지메루 일본어
회화를 위한 거꾸로 영문법
문화로 배우는 오모시로이 일본...
누구나 영어로 가르칠 수 있다
일본어 쉽게 말하기
한 눈에 익히는 기초 일본어
서바이벌 중국어
장면으로 배우는 오모시로이 일...
중국어 설청사 일체 -발음, 기...
중국어 설청사 일체 -종합편
공자학원 중국어
들으면서 익히는 프랑스어 단어...
마음챙김 명상 교육
이해하기 쉬운 음성
13일 완성 입문 일본어 회화

   게시판 / 기사 스크랩


제목 [작가들 2021년 여름호(통권 77호)]징후적 사이렌: 한 실천적 지식인의 절박한 경보
작성자 amhbook 등록일 2021.09.17 10:28:30
내용
야마구치 지로, 『민주주의는 끝나는가?』(김용범 역,어문학사,2021)

박형준 1977년 경남 밀양 출생. 문학평론가. 부산외국어대학교 한국어 문화학부 교수. 평론집『로컬리티라는 환영』 인문 에세이집『함께 부서질 그대가 있다면』등이 있음


정치와 외교를 개개인의 일상생활과 무관한 골치 아픈 사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나 자신이 그러하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수업 시간에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아니, 그렇게 포장하곤 한다 그러나 대학 교원에게 암묵적으로, 때로는 노골적으로 요구되는 탈정치적 포즈와 수사는 사실 현실정치의 무능과 타락에 눈을 감는 비겁한 태도이다.

대학 사회의 구성원이 기업화된 학교 경영 시스템 하에서 ‘직업인’의 한 사람으로 전락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가끔은 이 비루산 생계형 학자의 마음에도 ‘양심’이라는 것이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있다. 바로, 이 독후감의 저자인 야마구치 지로山口二郞교수와 같이, 지배권력의 모순과 부조리에 맞서는 불복종운동을 꾸준히 실천해온 지식인을 목격하는 경우이다.

호세이대학 법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야마구지 지로는 일본의 정치적 퇴행이 초래하는 동아시아 평화공동체의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사유해온 양심적인 지식인이자 리버럴한 정치/시민 운동가이다. 한국에서도 이미『위기의 일본 정치』,『일본 전후 정치사』 등의 책을 번역•출간한 바 있다. 이들 저작은 전후 일본의 민주주의 제도와 정당정치 구조가 어떤 역사적 굴곡을 거쳐 반동적으로 보수화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이정표가 된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일본"이라는 위태로운 부제가 붙어 있는 근작『민주주의는 끝나는가?』역시 마찬가지이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전후 체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전후 체제란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후 서구와 북미 중심의 정치경제 모델을 바탕으로 50년 이상 지속해온 민주주의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책은 전후 체제를 힘겹게 지탱하고 있던 "일본적인 억제균형 시스템"이 아베 정권에 의해 어떻게 부서지고 몰락("변조")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비록 현재는 아베 총리가 물러나고 스가 총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베 시대에 확립된 수상에 의한 강권적 지배는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의 민주주의를 갉아먹고 있다

저자는 일본의 민주주의 부식 요인을 네 가지로 정리하여 순차적으로 기술하고 있는데, 그것은 첫째, 입법부•행정부•사법부의 삼권분립이 사실상 와해되어 모든 권력이 행정부 수반(수상)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제2장 집증하여 폭주하는 권력」), 둘째,여•야 정당 간 경쟁이 소멸 되고 야당이 분열되어, 거대 여당인 자민당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정당정치 세력이 부재하다는 것(「제3장 분열되어 미주하는 야당」). 셋째, 글로벌 경제 위기가 정치에 대한 관심을 소거하였으며, 그것이 일본 민주주의를 침식시켰다는 것(「제4장 민주주의의 토대를 붕괴시킨 시장주의」). 넷째, 아베 정권의 공포 통치 방식이 제도화, 일상화됨으로써, 국민 개개인의 자유가 "압살"당하고 언론의 비판적 기능 역시 마비되었다는 점(「제5장 개인의 억압,무너져가는 자유」)이다.

여기에서 한국의 독자들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우리가 당대 일본의 현실정치와 민주주의 붕괴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일본의 민주주의의 퇴보와 파탄은 인접국가의 정치적 역행으로만 이해될 현상과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사회와 국민을 병들게 할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들의 안보와 경제를 위협하는 긴요한 국제정치의 변수가 된다. 그 근거는 아베/스가 정권이 국내 정치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역내 국가들과의 외교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배외적 내셔널리즘"을 작동시키고 있다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배외적 내셔널리즘은 아베 신조를 주축으로 한 일본 우익의 배타적 민족주의를 의미한다. 일본은 패전 이후 군사대국의 경험을 “봉인"하고 아시아 최고의 경제대국이라는 프라이드를 통해 전후 사회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초국적 자본주의의 광풍으로 중산층("총중류사회")이 붕괴하자 “자국의 정당성”과 "우월성”을 주장하는 이데올로그가 다시 집결하기 시작했다. 1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인 아베 신조가 다시 정치의 전면에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기시 노부스케의 손자라는 출신으로부터 내셔널리즘운동의 호프"), 극우 민족주의운동의 구심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이 시민 혁명을 거쳐 민주주의를 수립한 경험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내셔널리즘(민족주의)과 패트리어티즘(애국심)이 구분 없이 뒤섞여 사용된다는 주장이다. 애국심과 민족주의의 착종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위태로운 정념이다. 왜냐하면 “애국”이라는 “이름 하”에 "정치에 대한 비판적인 시좌를 쓸어버리는 것”은, 정치 쇄신의“원동력을 소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배외적 민족주의가 여당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는 관변 정치 전술에 그치지 않고, 동아시아 평화/연대의 가드레일에 균열을 내는 군국주의적 기획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증례가 “역사수정주의”이다.

역사수정주의는 1995년의 무라야마 담화, 즉 식민 지배와 전쟁 책임에 대한 사과를 전면 부정/철회하는 역사 왜곡 행위를 뜻한다. 국제사회에서는 대놓고 침략의 당위를 주창할 수 없지만, 국내에서는 언론, 문화, 교육이라는 이데올로기적 국가장치를 통해 역사수정주의 담론을 전파/재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9년 8월 1일에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 사건'이다. 이 전람회에〈평화의 소녀상〉이 출품•전시되자, 정부와 지자체의 압박과 일반 시민의 "협박"이 이어졌고, 결국 소녀상은 "철거"되기에 이른다. 이는 단순히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논란을 넘어서 일본 민주주의의 붕괴를 경고하는 징후로 보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끝나는가?』를 다 읽고 나면, 아베/스가정권이 왜 그렇게 집요하게 한국을 때리고 압박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 민주주의의 위기가 일본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무서운 사태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저자는 그 원인을 아베/스가 정권의 "열화"적 "리더쉽"에서 찾고 있으며, 이는 일본 시민사회의 비판적 지성을 마비시키고 민주주의 체제를 뒤흔든다고 보았다. “벼랑 끝” 이라는 부제, 혹은 공간 감각에서 절박한 위기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이 절박한 우려는 일본 국민만을 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제정치의 낭떠러지에서 추락할지 모르는 동아시아 평화공동체를 향해 보내는 처절한 경보이다.

그렇다면 야마구치 지로 교수는 일본 민주주의의 퇴행에 맞서기 위해 어떤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가. 그는「종장 민주주의를 끝내지 않기 위해서」에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첫째, 관료제를 개혁하고, 둘째, 야당과 국회를 재건하고, 셋째, 민주주의를 위한 미디어를 재건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건강한 시민사회가 복원되어야 한다고 본다. 일본 민주주의의 문제 해결 방안이 부서져 가고 있는 ‘정치’에 있다는 사실이 역설적이다. 물론, 핵심 과제는 ‘정권 탈환’이다 이 를 위해 야당 간의 타협과 단일화, 시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포퓰리즘 전략을 주장하는데, 여기에서 리버럴리스트로서의 야마구치 지로의 유연함이 잘 드러난다. 다만, 포퓰리즘이 "서민감정"에 기초한 "정책전환" 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언제나 자기 내부를 겨냥 하는 총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정리해보자 『민주주의는 끝나는가?』는수많은 정치적 실패의 좌절을 딛고 7년 만에 세상에 나왔으며, "일본에서도, 민주주의를 죽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한 사고와 행동의 가이드북"이 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열망이 담겨 있다. 그의 정치적 주장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본 군국주의 부활의 다양한 징후에 저항하는 시민불복종운동만큼은 공유되어야 한다. 야마구치 지로의 『민주주의는 끝나는가?』는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양심'과 '용기'를 환기시키는 징후적 사이렌과 다르지 않다. 민주주의의 파괴에 맞서는 용기, 그 작은 용기를 길어 올릴 수만 있다면, "벼랑 끝"에서도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
링크 http://www.hanjak.or.kr/2012/idx.html?Qy=network1&nid=786&page=1

ㆍ이름 :    ㆍ암호 :    ㆍ인증키 :   ← 숫자를 입력하세요

이용약관  |  개인정보보호정책  |  찾아오시는 길
주소 : 서울 도봉구 쌍문동 523-21 나너울카운티 1층 / 이메일 : am@amhbook.com
대표 전화 : 02-998-0094 / 편집부1 : 02-998-2267, 편집부2 : 02-998-2269 / 팩스 : 02-998-2268 사업자등록번호 : 217-90-35660
copyright ⓒ 2004 어문학사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book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