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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마저 지우랴 -마광수교수의 마지막 유고작
   
마광수 지음
페이지수 : 388쪽
가격 : 18,000원
ISBN 9788961844499
초판발행일 : 2017년 9월 20일
 
   인터넷 서점 바로가기
책소개
자유분방한 성적 상상력을 여과없이 드러낸
마광수 교수의 유고작

마광수의 생전 마지막 작품 『추억마저 지우랴』. 세상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28개의 단편을 묶은 저자의 유고작이다.
성(性)에 대한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솔직한 발언으로 이름을 알려온 마광수는 성(性)문학의 상징으로 불려왔다. 소설이라는 허구의 세계를 통해 성(性)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작가 마광수는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철학을 고수하며 이 책에 담아냈다. 대표작 카리스마와 고독의 결과에서는 기괴하지만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표현한 저자만의 성적 상상력이 펼쳐진다. 이외에도 저자 특유의 상상력으로 흡입력 있게 독자를 끌어들이는 마광수만의 SF소설도 수록되어 있다.
저자ㆍ역자소개
작가 마광수

1951년 서울 출생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1977년 『현대문학』에 시 「배꼽에」, 「망나니의 노래」, 「고구려」 등 6편의 시가 추천되어 시단에 데뷔
1989년 『문학사상』에 장편소설 「권태」를 발표하여 소설가로도 데뷔
2017년 9월 5일 타계

주요 작품

- 문학이론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문학과 성』, 『시학』, 『삐딱하게 보기』, 『연극과 놀이 정신』, 『마광수 문학론집』 외

-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일평생 연애주의』, 『빨가벗고 몸 하나로 뭉치자』, 『천국보다 지옥』, 『사랑의 슬픔』, 『모든 것은 슬프게 간다』, 『야하디 얄라숑』 외

-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생각』, 『나는 헤픈 여자가 좋다』, 『나의 이력서』, 『스물 즈음』, 『사라를 위한 변명』,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 『사랑받지 못하여』, 『열려라 참깨』, 『더럽게 사랑하자』 외

- 소설
『권태』, 『광마일기(狂馬日記)』, 『즐거운 사라』, 『청춘』, 『별것도 아닌 인생이』, 『아라베스크』, 『상상놀이』, 『인생은 즐거워』, 『유혹』, 『광마잡담』, 『나는 너야』 외

- 인문교양서
『비켜라 운명아, 내가 간다』, 『인간론』, 『사랑학 개론』, 『마광수의 인문학 비틀기』, 『행복철학』, 『모든 사랑에 불륜은 없다』, 『마광수의 유쾌한 소설 읽기』, 『이 시대는 개인주의자를 요구한다』 외

- 미술 전시회
〈마광수 미술전〉(1994, 다도화랑) 이후 1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
차례
서시-머리말을 대신하여
1. 카리스마
2. 고독의 결과
3. 광수와 야희
4. 넷이서 즐겁게
5. 홀린 사나이
6. 선수가 선수에게 당하다
7. 변태는 즐거워
8. 우울한 청춘
9. 재생
10. 박사학위와 오럴 섹스
11. 하느님은 야한 여자닷!
12. 어느 금요일에 받은 편지
13. 고통과 쾌감 사이
14. 마광수 교수, 지옥으로 가다
-본 작품은 구승현 씨(당시 생물학과 학생)의 창작 레포트를 읽고, 마교수께서 각색하여 재창작한 후 발표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15. 질투와 허무의 변주곡
16. 암사마귀의 사랑
17. 그녀의 향기
18. 기습
19. 절망적인, 너무나 절망적인
20. 어느 호스트바에서
21. 마광수 교수의 마누라
22. 그로테스크
23. 끈적끈적 무시무시
24. 이상한 집
25. 천국에 다녀오다
26. 겁 없는 여대생의 완벽한 비밀
27. 황진이
28. 법(法)은 음란하다

※ 14. 마광수 교수, 지옥으로 가다
- 당시 구승현 씨의 원작 레포트 내용

M교수 지옥기행기

20xx년 위대했던 M교수가 타계했다. 권위주의에 찌든 교활한 문단계의 억압에 당당히 맞선 그는 파격적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그의 진정성이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노벨상 수상 2년 후 돌연 사망하고 말았다.

“아 시발 더러운 세상 잘 떠났다.“

M교수의 영혼이 중얼거렸다. M교수의 영혼은 거리를 배회하며 신문기사를 보고 있었다. 역시나 교활한 이문혈이란 놈은 위로하는 척 하면서 끝까지 그 지긋지긋한 일장 훈시를 늘어놓는 것이다.

‘M교수의 죽음을 애도하지만 그의 작품은 재평가 되어야한다.’ 는 제목의 신문기사를 보면서 M교수는 혀를 찬다

“에이 시팔놈 아직까지 지랄이야 하여간 욕먹는 놈이 오래산다니까”

아무래도 이문혈은 욕을 오지간히도 먹었었나보다.

몇일 쯤 지났을까 M교수를 알아보는 사람이 다가왔다. 영혼인 자신을 알아보자 M교수는 놀랐지만 곧 그들이 저승사자라는 것을 알아챘다.

“하하 내가 드디어 저승을 가는군요. 그래 나는 천국이오, 지옥이오?”
“교수님은 지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M교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교회나 좀 다녀놀걸... 다 뒤늦은 후회였다. M교수는 저승사자들을 따라 지옥으로 향했다. 그런데 웬걸 지옥하면 불구덩이에 온갖 고문기계가 즐비할 줄 알았는데 그냥 일상적인 현대의 도시가 아닌가? 설마 천국은 구름 위고 지옥은 현세라 그런 말인가? M교수의 궁금증은 늘어갔다. 얼마를 저승사자를 따라갔을까. 드디어 염라대왕이란 놈 앞에 불려가게 되었다.

“당신이 바로 M교수군요!”

M교수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검은 곤룡포를 입고 왕관을 쓰고 흉악한 표정에 긴 수염을 기른 염라대왕을 상상했지만 눈앞의 염라대왕은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하는 늘씬한 미녀였던 것이다! 금발의 긴 머리는 무릎까지 내려오고 눈가에는 스모키화장을 짙게 했다. 은백색 피부에 검은색 립스틱을 바르니 왠지 모를 섹시함이 느껴졌다. 검은 가죽 비키니수영복을 입고 하반신은 티팬티를 입고 무릎까지 오는 검은킬힐 가죽부츠를 신은 모습이 전라의 모습보다도 흥분되는 것이다. 검은색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은 30cm가량 늘어져 섹시함을 더하고 있었다. 그리고 허벅지 옆에 찬 채찍을 보니 염라대왕 아니 염라여왕은 사디스트가 분명했다. 염라대왕의 주변에는 귀엽게 생긴 미소년과 근육질의 꽃미남 두 명이 애완견처럼 여왕의 허리에 걸린 개 줄에 목을 걸고 있었다. 흡사 주인의 채찍질을 고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저 미소년들은 마조키스트일 것이라고 M교수는 확신했다.

“저희는 M교수님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아니 저 같이 늙은 놈을 기다려 무엇 합니까?”
“교수님은 늙지 않았어요. 거울을 보세요.”

M교수는 늘씬한 미녀들이 대령한 전신거울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젊고 혈기 있는 젊은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 아닌가? M교수는 자신의 몸을 더듬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자신의 주름이 없어진 긴 손가락과 되돌아온 머리숱이 무엇보다도 만족스러웠다. 또한 더더욱 만족스러운 것은 여왕의 관능적 모습을 보고 꼿꼿이 솟은 자신의 물건이었다.

“영혼은 그 생명이 가장 약동했던 순간의 모습을 하고 있답니다.”
“아하, 그렇군요...저를 기다린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실 중세시대까지 지옥은 온갖 성화에 나타나는 모습 그대로였답니다. 하지만 계몽적 사상을 가진 많은 영혼들이 지옥으로 유입되면서 저희 지옥은 이렇게 변모해 온 것이지요. 예를 들면 사드나 마조흐, 에마누엘 아루상 같은 분들이죠.”
“으하하 그렇습니까. 여왕님의 복장을 보니 이해가되는군요. 헌데 명색이 지옥인데 형벌을 받지 않습니까.”

염라여왕은 웃으며 대답했다. 현세에 원하며 했던 일을 그대로 실행하며 사는 것이 형벌 아닌 형벌이라는 것이다. M교수는 여왕의 안내에 따라 자신이 배정된 방으로 인도되었다. 그 와중에 두 미소년은 개처럼 기어서 여왕의 앞을 마치 산책하는 개처럼 기어가는 것이었다. M교수의 ‘죄실’인 약 50평에 이르는 큰 방에는 온갖 기구들이 갖추어져있고 더욱 놀라운 것은 자신이 소설에서 묘사한 ‘사라’가 눈앞에 있는 것이 아닌가!

“교수님은 평생을 걸쳐 성해방을 위해 노력하셨으니 사라와 함께 지옥에 더욱 진보된 성문화를 전파시켜 주시는 것이 형벌이랍니다. 원하신다면 교수님의 페티쉬를 만족시킬만한 시녀를 더 넣어드리지요.”

여왕이 웃으며 말했다. M교수는 미소를 머금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역시 지옥에 오길 잘했어. 천국을 갔으면 백날 찬송가만 부르고 있었겠구만.”


출판사 리뷰
평생 성의 개방을 외치며 펜을 놓지 않은
마광수 교수의 생전 마지막 작품

평생 성의 개방을 주장해온 마광수가 2017년 9월 5일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고인이 된 마광수 교수의 최근 작품이며 세상에 미발표된 단편을 묶은 것이다. 마광수는 1989년에 수필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와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소설 『권태』를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합류하며 ‘마광수 신드롬’을 일으켰고, 성에 관한 사회의 위선과 이중 잣대에 도전하는 비판적 지식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마광수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그동안 감히 소리 내지 못했던 개인의 욕망과 감수성을 끄집어내기 시작했으며, 인간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서는 출발점이 되었다. 성의 개방뿐만 아니라 문학계의 권위주의, 도덕주의, 엄숙주의 등을 비판하였으며, 주변 작가들의 질타에도 마광수의 저항은 멈추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저자의 문학은 ‘성(性)문학의 상징’으로 대두된다.

마광수의 문학은 한국 사회의 성에 대한 인식을 꼬집으며,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성을 자유롭게 표현한다. 이 단편집의 대표작인 「카리스마」에는 세상을 무서워하는 한 여성이 한 남성에게서 사랑을 찾는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저자는 이 여성에 자신을 투영했다.

그는 흡족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마치 짐승처럼 목을 길게 빼고는 내게로 더욱더 가까이 다가왔다. 난 그 순간 그의 뜨거운 숨결에서 퍼져 나오는 축축한 습기와 함께 그의 아랫입술 사이에서 번쩍이는 날카로운 이빨의 섬광을 보고야 말았다. 나의 온몸은 히스테릭한 공포와 긴장에 휩싸였다.
(「카리스마」 중에서, 15쪽 발췌)

저자는 거침없는 상상력을 펼치며 여러 편에 자신을 등장시킨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죽음 이후를 예견한 「마광수 교수 지옥으로 가다」가 돋보인다. 저자가 상상한 자신의 사후에서도 마광수만의 성적 상상력을 볼 수 있다.

투명한 망사 브래지어를 하고 하반신엔 티팬티를 입고, 무릎까지 오는 검은 킬힐 가죽 부츠를 신은 모습이 전라의 모습보다도 더 흥분되는 것이다. 검은색 매니큐어를 칠한 손톱은 30cm가량 늘어져 섹시함을 더하고 있었다. 그리고 허벅지 옆에 찬 채찍을 보니 염라대왕, 아니 염라여왕은 사디스트가 분명했다.
(「마광수 교수, 지옥으로 가다」 중에서, 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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